매일 아침 일어나서 준비하고 출근을 한다.
출근을 해서 일을 하는건지 버티고 있는건지 알 수 없는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빠르면 정시에 늦으면 다음날이 되어 집으로 들어간다.
일.
최근 3일간은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 계속 야근을 했다. 아이가 얼굴을 못 봐서 삐지진 않았을까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먹고 살고자 하는 일인데…
남들이 하기 싫다는 일을 도맡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라고 말하면서 거절하지 않고 했다. 그 사람들에게는 어렵고 귀찮은 일일테지만 나는 하려면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랬더니 돌아오는 건, “너가 한다고 했잖아” 이 한 마디의 말이 너무 섭섭하게 느껴진다.
“다른 분야로 갈까?” 고민했다가 그 고민을 접어 넣는다. “그래 어차피 돈 벌자고 하는 일이잖아.” 스스로를 속이면서 애써 작성한 사직서를 닫는다. “돈 받은 만큼만 하지 뭐” 스스로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도 스스로를 계속해서 속여간다.
사람.
사람 관계가 어찌 진실될 수만 있겠는가. 사람 관계가 어찌 그리 정의롭기만 하겠는가.
하지만 지금 염치없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돌아돌아 내 귀로 들어오고, 거짓으로 가득한 이 주변을 어찌하면 좋단말인가.
A와 B가 다른 말을 한다. 둘 중 하나는 분명 거짓인데 다들 진실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중 진실을 가릴 방법은 보이질 않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명예를 위해서 염치와 진실 따위는 저 어딘가로 던져버린것일까?
타인이 조금 잘못했을 때는 그리 뭐라하던 사람도 자기가 잘못한 것은 조용히 넘어가려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잘못된 것 아닐까? 정직함 따위는 사실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는게 아닐까? 속고 있던 나를 향해 보내는 그 얼굴 뒤엔 더 이상의 거짓은 없을까? 이렇게 믿을 사람 하나 없는게 사회인가?
매일 매일 불안함 속에 “그냥 그만 두자” 라는 생각을 꼬깃꼬깃 접어서 호주머니에 넣어둔다.
돈.
박봉에 오르는 물가에 점점 줄어들어가는 잔고를 보고 있자면 속이 썪어 들어간다. 돈이 중요한게 아니라고 외쳤던 어린 시절의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 인간인가? “돈으로 행복하지 않다면 그 돈이 부족한게 아닐까”라고 인터넷 글을 보며 돈이 많다고 꼭 행복한 건 아닌데 다들 왜 그럴까라고 생각했던 나는 얼마나 어리석은가.
고작 만원도 하지 않는 아이 장난감을 고민해서 고르는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왈칵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데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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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누굴 탓하겠는가.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